몇 달 전 우연히 압구정에서 열린 파티에 갔다가 친해진 언니가 있다.
처음에는 당연히 이렇게까지 친해질 줄은 몰랐는데
똑같은 취향과 비슷한 깨발랄 성격에, 하고싶은것도 많고 긍정적인 부분이 너무 닮아서
같이 있으면 있을수록 함께 무언가를 경험할수록 참 재밌고 밝은 사람이구나 하면서 아끼는 사람이 되었다
언니와 또 오랜만에 퇴근 후 맥주한잔 기울이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언니는 곧 발리로 떠난다고 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언니는 나와는 달리 겁 없이 떠날 줄 아는 사람이다
나보다 훨씬 용감하고 나만큼이나 즐겁게 사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언니가 발리 여행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덩달아 기분 좋아졌다
그러다가 언니의 버킷리스트를 듣게됬는데
"나 아프리카 세렝게티에 가보고싶어 - 언니"
정말 언니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뭐? 세렝게티?? 거기 위험한 곳 아니야? - 나"
"원래 여행은 남들이 가지 않는곳을 가는게 여행이야 - 언니"
이번에 언니와, 언니의 친한 친구인 옥지언니랑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여행을 계기로 옥지언니랑도 친해졌다
다다음주에도 언니와, 옥지언니, 나 셋이서 양양에 서핑을 하러 가기로했는데
알고보니, 옥지언니는 어릴적부터 아프리카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성인이 되고 한국으로 들어왔는데, 옥지언니의 부모님은 아직 세링게티에 살고계신다고 한다.
언니는 옥지언니와 함께 이번 겨울에 세렝게티에 가보자고 얘기가 나왔는데
거기에 나도 함께가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언니.. 말해뭐해 무조건 갈래!
너무 멋있었다, 그런 제안을 건낸 언니가 일단 멋있었고
세렝게티 - 아프리카 - 위험해 와 같은 나의 사고와 다르게
세렝게티 - 아무도안감 - 존나멋져 로 가는 언니의 사고야 말로 간지났다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타닥타닥 사무실에서 코딩을 치면서 잊고있던 일이었는데
오늘 퇴근길에 The Volunteers - Summer를 들으면서 집에오다가
갑자기 눈앞에 세렝게티가 펼쳐졌다
'가야겠다. 나 이거 정말 가야겠어'
결심이 섰다. 불붙으면 무조건 하는 성격이다.
이번에 양양 여행에가서 구체적인 계획을 추진해봐야겠다.
사실 나는 해외여행을 태국 한 번 밖에 가보지 못했다.
당시에는 이제 매년 해외여행을 가야지 생각했지만
삶에 치여 해외여행은 꿈도 못꿨고, 어떻게보면 그 와중에도 잘 가는 사람도 많지만
다른 놀거리에 더 돈을 투자한 게 문제였다
남들 다 가는 일본, 중국도 못가봐서 거기부터 가봐야지 하고있었는데
세렝게티..? 일본 중국은 나중에 가도 될 것 같다
지인의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다는 건 꽤 큰 메리트같다
어쨌든 여행을 망설이는 이유중 가장 큰 것은 '치안'이니까
나는 이래서 '삶'이 '여행'같다.
지루하고, 안 바뀔것같고, 이렇게까지 살아야하는 이유가 뭘까 싶다가도
이렇게 여행 한 번 떠나게되면 사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나 이렇게 행복하려고
이런거 경험하려고 버틴거였구나
와 살만하네
'log. > dai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여행이야, 첫 직장 이야기 (1) | 2023.10.22 |
---|---|
삶은 여행이야, 서정적이시네요 (0) | 2023.09.28 |
삶은 여행이야, 여전히 열심히 사는 너에게 (1) | 2023.09.23 |
2023년 추석연휴 정확한 날짜 알려드립니다 (10월 2일 임시공휴일 지정) (0) | 2023.09.18 |
삶은 여행이야, 영감을 주는 사람 (0) | 2023.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