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te Light Pink Flying Butterfly 나의 독립이야기 - 2. 발품 하루만에 가계약을 해버렸다(+부동산앱 비교 / +보증금 조정방법 - 기준가 / 관악구 월세 특징) :: 놀면서 돈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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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립이야기 - 2. 발품 하루만에 가계약을 해버렸다(+부동산앱 비교 / +보증금 조정방법 - 기준가 / 관악구 월세 특징)

by 왓츠뉴 whatsnew 2023.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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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결심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부동산 앱 설치였다
 
피터팬, 직방, 오즈의 집 3개의 앱을 설치했는데,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일단 피터팬과 직방은 이미 잘 알고있는 앱이였다.
주변에 자취하는 친구들도 일단 직방이나 피터팬부터 설치하고 집을 구하기 시작하는데,
여기서(혹은 네이버부동산) 마음에 드는 집을 찜해놓고 
그 중 실제로 보고싶은 매물에 연락하면 중개사무소(부동산)에서 연락이온다.
그러면 매물을 올려놓은 중개사님과 시간 약속을 잡고 부동산에 방문한다.
그리고 부동산에서 내가 앱으로 본 매물 + 비슷한 조건의 매물 3~4개를, 중개사분과 함께 발품을 파는 방법이다.
 
피터팬과 직방은 어떻게 보면 프로세스는 똑같지만 차이점은 확실히 있었다.
피터팬 = 다소 적은 매물, But 허위매물 적음. 여기서 비교적 친절한 중개사분들을 많이 만났다.
다른 앱에 소개되지 않고, 네이버부동산에만 뜨는 좋은매물이 가끔뜬다.
직방 = 정말 많은 매물, But 허위매물도 많음. 그래도 허위매물이 뜨면 하루이틀내에 신고되서 사라지긴 한다.
어린 중개사분들을 자주 만났는데, 여기는 친절보다는 보증금을 잘 깎아주신다. 이용자가 많으니 확실히 노하우같은게 있는것같다.
 
오즈의 집은 이번에 처음 설치해 본 집이었는데
미리 말하자면 현재 최종 계약한 집 이전에, 가장 처음 가계약을 걸었던 집을 여기 오즈의집에서 소개받았다.
오즈의 집은 내가 직접 매물을 찜하는 형식이 아니라 
'숨고' '짐싸' 어플처럼 내가 원하는 견적을 올려놓으면 중개사분이 직접 연락을 주시는 프로세스다.
 
맨처음에는 어디에서 독립을 할지, 보증금도 얼마까지 가능한지 가늠이 안 가서 대충 적어올렸다
아래는 내가 오즈의집 앱에 등록한 견적서다.

내가 이 견적서 받은 중개사면 화났을것 같다.
보증금 200에 월세 6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보니 어이가 없다
 
주변 자취하는 친구들이 관악구가 저렴해서 첫 자취로 괜찮다는 말에
판교에서 그렇게 멀지도 않고, 보증금 적게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이 거의 관악구가 유일할 것 같아서
대충 관악구 봉천역, 서울대입구역 정도로 생각하고 견적서를 올렸다.
 
이렇게 올려놓고 다음날 친구들이랑 이태원가서
우걱우걱 케이크먹으면서 조잘대고있는데
이상한 번호로 전화가 왔다
스팸인가? 싶은 전화번호여서 망설이다 받았는데
오즈의집에서 변환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준 중개사님이었다.
 
"중개사님 - 봉천역에 있는 부동산인데요~ 내일 집보러 오시겠어요~?"
 
솔직히 진짜 귀찮았다.
아무리 독립을 결심했다지만 부동산 앱 깔자마자 바로 발품이라니.
반 강제적이었지만 어찌나 중개사님이 말을 잘하시는지
친절한 중개사님을 놓칠 것만 같아서 바로 다음날로 약속을 잡았다.
 
(다음날)
태어나서 관악구라는 곳에 처음으로 발을 딛었고
오즈의집으로 연락을주신 중개사님이 보내주신 주소로 찾아갔다
관악구로 집을 구하시는 분이있다면 정말 연결해드리고 싶을정도로
너무너무너무너무 친절하셨다.
솔직히 이 중개사님을 처음으로 만난게 나에게는 천운이었다.
부동산의 부 자도 모르는 나에게, 사기당하지 않도록 하나하나 짚어주시고
관악구에서도 집구하기 힘든 조건인 보증금200에 50~60월세를 바라는 나에게
'기준가'라는 제도를 알려주셨다.
 
아래는 중개사님께 부동산 집중강의를 듣고 다시 작성해본 견적서다

 이때는 기준가 5000~6000을 원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기준가란, 보증금과 월세를 합해서 계산하면 되는데

<부동산 기준가 계산법>
기준가 = 보증금 + (월세 * 100)

 
만약 내가 보증금 200에 50만원짜리 집을 찾고있다면
보증금 200 + (월세 50 * 100)
기준가 = 5200
 
그러니까, 내가 기준가 5000원해요! 라고 적어놓은것의 의미는 아래조건의 매물을 다 보여달라는 말이다.
보증금 200, 월세 48만원 = 기준가 5000
보증금 500, 월세 45만원 = 기준가 5000
보증금 1000, 월세 40만원 = 기준가 5000 
 
기준가 6000까지 원해요! 라는 말은 나의 은행잔고가
아래조건의 매물을 모두 계약할 수 있는 자산상태라는 말이다.
보증금 200, 월세 58만원 = 기준가 6000
보증금 200, 월세 50만원 = 기준가 5200
보증금 500, 월세 50만원 = 기준가 5500 
 
이것을 중개사님께 배우고나니 보증금 200으로도 생각보다 갈 수 있는 집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됬다.
내가 보증금이 200밖에 없는거지 월급이 적은게 아니니
기준가로 맞춰본다면, 월세를 조금 더 올려서 좋은조건의 집도 볼 수 있는것이다..!!
 
솔직히 보증금 200으로 직방이랑 피터팬에 검색해보면 관악구에만 10개정도 뜬다.
다른 동네는 아예 뜨지도 않음.
그것도 직접 부동산에 연락해보면
갑자기 집주인이 보증금을 더 올려받겠다고 하거나, 방이 몸만 뉘일수있는 크기라거나
굉장히 위험한 지역이여서 아무에게도 팔리지 않는 방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오즈의집 중개사님은 전혀 나에게 무안주시지 않고
관악구쪽은 갓 20살된 학생들이나 외국인분들도 집을 많이보러온다고 하셨다
 
요즘은 전세사기가 많아서 다들 월세로 빠지다보니
집주인들이 전세로 팔던집들도 다 월세로 돌려서
월세랑 보증금이 확 오른거지 코로나 이전만해도 보증금 200이면
관악구에서 오피스텔이나 신축 원룸 구하기도 거뜬하다고 하셨다
 
내가 집을 처음 보러갔을때가 2023년 7월 초였는데
두 달간 10곳 이상의 중개소를 돌아다녀본 결과, 내가 결론내린건
'중개 업자들은 거짓말을 하지않는다'이다.
 
물론 집주인과 검은손의 거래를하고
'어머 저희 부동산은 집이 이것밖에 없어용~ 이게 지금 제일 좋은집이에용~'하며
집 하나만 보여주는 사기꾼 중개사도 있기는했다
 
하지만 중개업자가 수익을 얻는 구조자체가
임차인(매물 금액에 따라 법으로 정해진 퍼센트로 계산되는 중개료) - 부동산 중개업자 - 임대인(많은중개료) 
이렇기 때문에, 일단은 임차인과 임대인이 집을 계약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이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굳이굳이 나에게 살 형편도 안되는 비싼 집을 권할 이유도없고
귀찮아서 돈많은 고객만 상대할래요~가 아니라면
친절한 중개사를 만났을때 더 더 더 많이 물어봐야된다 
 
중개사가 임차인에게 친절하다는 것은
내 수고를 더 해서라도 이 사람이 더 괜찮은 집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직업의식이고
경험과 정보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중개사는 정말 그냥 '좋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
 
봉천동의 그 중개사님은 나에게 기준가를 가르쳐주며 조용히 전화기를 들었다..
보증금 200, 월세 60을 조건으로 들이민 나를 도와주기로 마음먹은것이다.
 
보증금 1000, 월세 40으로 올라온 매물의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알랑방구를 뀌기 시작하셨다.
 
'중개사 - 어머님~ 보증금 1000, 월세40으로 올려주신거 있잖아요!
그거 여기 처음 독립하는 건실한 아가씨가 계약하고 싶으시데요~
근데 보증금을 좀 낮춰서도 가능할까요~?
보증금 200, 월세 48만원으로요'
 
'집주인할머니 - 뭬? 안돼 보증금 200? 무슨 말도안되는'
 
'중개사 - 그게 기준가로 치면, 1년 살았을때 월세도 더 올려받고 좋잖아요 어머님~
이게 계산해보면 똑같은 금액이에요!! 아니면 월세 50?! 50으로도 해드릴 수 있데요
그럼 더 이득이잖아요!'
 
근데 대부분의 어머님들은 성을 내면서 전화를 끊으셨다.
보증금 제도라는 것 자체가, 월세가 밀렸을때 보증금에서라도 까서 가져가려고 있는것인데
당장 보증금 1000도 못구해오고, 고작 200?
내가 집주인이라도 이 사람 100프로 월세 밀리겠구나 의심부터 들 것 같긴하다.
관악구는 저렴한 매물이 하루에도 몇 십개씩 올라오는 곳이고
전국의 청년들, 사회초년생들이 초기자본만 들고 달려는 동네이다.
 
내가 느꼈을때 2023년 하반기 기준 관악구에서 자취하려면
보증금 500은 들고와야 원룸다운 역세권 원룸에 들어갈 수 있고
1000은 들고와야 오피스텔이나 신축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중개사님이 전화를 10통 정도 돌렸을 때
3군데에서 보증금 200에 기준가 맞춰서 해주겠다고 얘기하셨고
중개사님 차를타고 그 매물들을 보러갔다
 
매물을 보러가는 차 안에서 중개사님이 집을 계약시키는 꿀팁이 있다고 말해줬는데
(왜 영업비밀을 공개한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뒤로 갈수록 좋은 집, 신축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맨 마지막 집이 좋아보여서 계약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내 생각에 이 분은 내가 어지간히 불쌍해보였나보다.
사기당할 것 같은 어리바리함에 가르쳐줘야겠다라는 욕망을 두눈에서 보았다.
 
그런데, 진짜로 마지막에 본 집은 너무너무 내 마음에 들었다..
집을 구할 때 절대 안된다라고 정한 기준이 있었는데
- 반지하, 옥탑방
- 역에서 먼 곳, 누가봐도 음산한 골목길에 위치한 곳
 
관악구에는 반지하같지 않은 반지하라는게 있다.
관악구는 V자 형태로 이루어진 지형이 특징인데 도로에서 멀어질수록 집이 다 오르막길에 있다는 뜻이다

(나는 어릴적부터 미술이 싫었다)

그렇다보니 역에서 5분정도만 걸어가도 집이 오르막길에 위치하게 되면서
반지하로 구분되는데도, 마치 1층처럼 비도 안들이치고
창문도 크게 나있어서 1층 같아보이는 반지하가 꽤 있다는 것이다..!
 
이름하야 관악구 1.5층 반지하인데,
직방이나 피터팬에서 반지하로 필터를 걸고 조회하면 꽤 저렴한 신축 빌라가 보증금 200에도 막 올라온다.
 
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집이 이런 반지하 방이었는데
풀옵션에 보증금 200, 50짜리 신축 반지하였다
원래는 음악을 하는 남자 대학생둘이 쓰던 방이었는데
음악하는 사람들은 원래 방도 잘 꾸미나? 진짜 어디 홍대 bar처럼 꾸며놓고 잘 살고있더라
근데 기본 풀옵션에 포함된 전자레인지나 가구들도 유명 제품들이고 집 구조가 너무 예뻐서
반지하라는 것 빼고는 모든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갑작스레 관악구로 친구를 불렀다

친구가 부끄러워하니 사진을 작게 조정해야겠다.
위 사진은 하루만에 집을 계약하겠다고 급발진하는 ENFP가 걱정돼
눈물을 흘리고있는 ESTJ 친구의 모습이다
슬퍼? 하고 물어보니 슬픈게 아니라 화가나서 우는것이라고 말했다.
 
친구는 집에누워있다가 갑작스레 불려나왔는데
나의 13년지기 ㅂㄹ친구이고
(어디가면 서로를 그렇게 소개한다, 조금 남사스럽다)
자취 10년차 베테랑이다.
 
친구는 내가 마음에들었던 반지하방과, 그 전에 둘러보았던 2개의 집을 다시한번 같이 둘러봐주었고
반지하라는게 조금 걸리지만 자신도 마지막에 반지하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나는 중개사님께 몇시간만 근처에서 친구와 밥을먹으며 고민해보겠다고 양해를구하고
근처에 육회를 조지러갔다

봉천역 [육회한날 연어어때]

친구와 나는 식성이 똑같다. 맨날 육회만 먹는다
사실 이걸 먹으면서 고민한다고 했던건 핑계고
서로 얼굴을보니 그냥 또 육회가 먹고싶어졌다
 
육회를 먹으면서 거의 가계약을 걸기로 결정하고있었는데
중개사님께 급히 연락이왔다, 방금 다른사람이 그 집을 보고갔다는것..!

나는 어차피 더 집보러 다니기도 귀찮은 거 계약하면 되겠다 하고
다시 부동산으로 찾아갔고 바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 50만원을 입금했다.
 
그렇게 마음편히.. 금방 집을 구했다는 안도감에
저녁에 이불자리에 누웠는데
.
.
.
아무래도 걸렸다 그 1층 창문이
 
1년을 살 자취방인데 정말.. 반지하 괜찮을까?
아무리 급하게 독립을 결심했다고 하더라도 
관악구는 아시다싶이 범죄도시1 영화의 배경지였던 위험지역이 근처에 있는 장소였다
1년 동안 1층에 위치한 큰 창문으로 생활해야한다고?
심지어 나에게는 함께 데리고나갈 고양이도 한 마리 있었다
 
'나는 그렇다 치고.. 우리 꼬미는..? 꼬미는 1년간 반지하에서 나를 기다리며 조그맣게 난 창문으로 겨우 바깥을 쳐다봐야 하는건가?'
방 컨디션보다 소중한건 우리 고양이였다
 
아침에 일어난 나는 정말정말 죄송하다는 장문의 메세지와 함께
중개사님께 가계약을 취소하겠다는 문자를 보냈고
기분나쁘셨을법도 한데, 다음에 더 좋은 집을 찾아주겠다는 말씀과 함께
계약금 50만원을 다시 받아서 전달해주셨다.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단 한번의 발품이었지만 하루동안 정말 많은것을 배웠고
200만원으로 집을 구하는것은 쉽지 않으니
최대한 발품을 많이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음같아서는 같은 중개사님께 또 집을 찾아달라고 말하고싶었지만
너무 죄송했고, 중개사님도 2주 뒤에는 찾아와야 새로운 매물이 올라올거라고 말씀하셔서
나는 2주간 관악구의 부동산 10군데 이상을 돌아다녔다
 
다음글에서는 그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최우선변제금, 부동산 중개수수료 등
집 구할때 확인해야할 부분을 추가적으로 다음이야기에서 함께 풀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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